이탈리아 빗장 수비 카테나치오, 축구 전술의 역사
각 국가의 축구 대표팀의 전술을 살펴보면 저마다 특징들이 있죠.
예를 들면 스페인은 패스중심의 티키타카, 독일은 피지컬을 기반으로 한 굵직한 축구 등 말이죠.
이탈리아 축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강력한 수비 축구입니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
그리고 세리에A 에서 활약한 수비수들도 다른 유럽리그에서도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죠.
이탈리아 대표팀은 다른 국가 대표팀 수비를 카테나치오(Catenaccio)라고 부르기도 하죠.
카테나치오는 이탈리아어로 빗장을 뜻하는데요.
현재도 이탈리아 축구를 하면 떠오르는 것이 통곡의 벽이 떠오릅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이탈리아 축구는 이런 수비 중심의 축구로 발전하게 된 것 일까요?
수페르가의 비극
1930년대 이탈리아 축구는 지금과 달리 공격 중심의 축구 였습니다.
수페르가의 비극 (출처 : Meteoweb) |
이 당시 토리노 FC 는 이탈리아 최고의 클럽이었는데요.
대부분 선수들이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실력있는 선수들이었죠.
토리노FC는 유스팀을 기용하면서까지 고군분투 하였지만 결국 유벤투스에게 최고의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었고 클럽의 명성은 추락합니다.
지금까지도 부진에서 부활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팀이 되어버렸죠.
1950 브라질 월드컵 |
문제는 항공기 사고 바로 1년 후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할 핵심선수들이 없었죠.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토리노FC 였고 예전처럼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없는 상황.
예전처럼 공격적인 전술을 펼쳤다가는 다른 국가에게 참패할 수 밖에 없었죠.
결국 이탈리아는 수비수들을 대거 선발하여 어찌저찌 월드컵을 치루게 됩니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 C조 |
이탈리아는 C조에서 스웨덴에게 1패, 파라과이에게 1승을 차지하면 1승 1패. 조별 스테이지 탈락을 합니다.
그나마 체면치레한 이탈리아는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수비 축구 전술을 시작하게 됩니다.
펠레와 가린샤
가린샤, 펠레 (출처 : http://m.ak.fbcdn.net/ ) |
1958년 펠레와 가린샤가 브라질 대표팀에 활약하면서 전세계에 큰 충격을 줍니다.
이 두 선수가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벗겨내는 능력은 도저히 당시 수비 방법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었죠.
이탈리아는 더 극단적인 수비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는데요.
리베로. 수비라인 뒤에 스위퍼 역할을 하고 있는 수비수를 한명 더 배치한 것이죠.
이를 '카테나치오' 전술이라고 부릅니다.
카테나치오 전술 |
골키퍼 와 수비라인 사이에 자유롭에 움직이는 수비수를 한명 더 배치합니다.
수비라인 사이로 침투하는 공격수를 더블 마킹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그렇게해서 뺏을 볼은 스위퍼가 공격수에게 다이렉트로 롱패스 연결을 해줬는데요.
선수비 후역습 축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전술이 발전하면서 리베로는 최종 수비수 역할도 하지만 빌드업 역할을 하면서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올라오는 폭넓은 포지션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스위퍼형 골키퍼 노이어 (출처 : Firstpost) |
현대축구는 카테나치오에서 발전하며 리베로 역할을 골키퍼가 하고 있으며 골키퍼 발밑이 좋다는 뜻은 수비라인 밑에서 공을 탈취하는 능력과 정확하게 패스 연결을 해주는 능력을 의미하죠.
당시 이 카테나치오 전술로 '인테르치오날레 밀라노'가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이런 혁신적인 축구 전술을 반영하여 카테나치오 전술을 도입하게 됩니다.
이 전술로 이탈리아는 1968년 유로 우승,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까지 올라갑니다.
1970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 이탈리아 vs 브라질 (출처 : Pastemagazine) |
그러나 상대는 축구황제 펠레.
두꺼운 수비벽을 펼쳤음에도 더 강력한 공격력을 갖고있던 브라질에겐 소용이 없었고 4-1 대참패를 당하게 되며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하게 되죠.
하지만 이 혁신적인 전술은 축구계에 큰 영향력을 주었고 스위퍼 포지션은 대중적인 축구 전술로 자리 잡게 됩니다.
토탈 풋볼
네덜란드 축구 감독 리누스 미헬스는 지금까지 축구 전술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전술을 도입합니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
1974 서독 월드컵 네덜란드 |
기존에 축구가 공격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를 고수했다면 네덜란드는 모든 선수들이 공을 뺏기 위해 달려 나가면서 공을 탈취 후 역습하는 전술입니다.
당시 요한 크루이프 선수가 선수들의 움직임을 진두지휘하면 이끌었는데 공격숫자가 수비수보다 많아지면서 강력한 화력과 수비력을 보여준 혁신적인 전술이었습니다.
단점은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가 필요하다는 점. 요한 크루이프가 경기중에 쉬지 않고 동료 선수들에게 어디로 움직일지 지시를 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체력부족. 90분을 채우기엔 선수들의 체력이 부족하여 AFC 아약스, 네덜란드 대표팀을 제외한 다른 팀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전술이었죠.
이런 토탈풋볼을 견제하기 위해서 상대팀은 공격시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전술이 나오게 됩니다.
윙어를 사용하여 미드필더 중원을 두껍게 만드는 4-4-2 같은 전술이 나오게 되었죠.
마라도나와 아리고 사키
아리고 사키 감독 (출처: static.sportskeeda.com) |
기본적인 포메이션 대형을 유지하고 각 선수가 담당하는 공간만 수비를 하는 일종의 블록수비 전술입니다.
지금 현대 축구에서 보여주고 있는 수비 시스템 체계를 확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블록 수비, 전방 압박 시스템을 만든 이유는 마라도나 때문이었습니다.
SSC 나폴리 시절 마라도나 (출처 : CNN) |
당시 세리에A 꼴지팀이었던 SSC 나폴리는 마라도나 선수 1명의 힘만으로 리그 우승을 2번이나 거머쥐게됩니다.
AC밀란에 있던 아리고 사키 감독은 이런 천재 드리블러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서 수비블록을 형성하고 자신이 맡은 위치 주변에 공격수에게 2~3명씩 달라붙어서 공간 압박을 펼치는 전술을 합니다.
이러 선진적인 축구전술로 세리에A 스쿠데토(우승)를 차지하였고 밀란 제네레이션이라고 불리우는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후 아리고 사키는 이탈리아 대표팀을 부임했는데요.
94 미국 월드컵 결승전 브라질 vs 이탈리아 |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쳤고 승부차기로 아쉽게 준우승을 하게됩니다.
센세이셔널한 전술은 많은 클럽팀 감독 코치진에게 영향력을 끼쳤고 오늘날 현대축구 전술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오늘날의 이탈리아 수비
오늘날의 이탈리아 축구 역시 토탈풋볼을 기반으로 한 수비는 같지만 공격 전술을 강화시켰습니다.
'가짜 수비수' 라고 부르는 전술이죠.
3백 수비를 기반으로 하지만 공격시엔 센터백 1명이 상대 박스 진영까지 나가는 전술입니다.
빠른 발과 커버리지 능력으로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 가담까지 적극적으로 할 것을 요구 하고 있습니다.
보누치. 상대 박스 안에 과감하게 침투 후 슈팅을 한다. |
대표적으로 보누치 선수가 있습니다.
좋은 수비력을 갖고 있지만 혼자서 볼을 이끌고 상대 박스 진영까지 드리블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나라의 김민재 선수 역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가끔씩 수비수가 공격진영까지 오버래핑을 하여 공격수 숫자를 늘리고 골을 넣을 확률을 높힙니다.
테오에르난데스 역시 수비수 임에도 공격능력이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현대축구에서 이야기하는 가짜 수비수 역할 입니다. 센터백 수비수임에도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주니 공격수 1명이 더 늘어나는 효과로 강력한 화력을 내는 전술입니다.
이렇게 이탈리아 축구 수비. 수비 전술의 역사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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